<쓰다>의 독서법 : 쓰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왜 무엇인가를 읽을까요? 읽어야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배웠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배운 것에 관해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보는 시험은 모두 얼마나 잘 배웠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험이 객관식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객관식은 사고의 과정이 아니라 결과만을 요구합니다. 결과가 맞으면 답을 찾는 과정도 적절했을 거라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객관식 시험 점수가 높다고 해서 과연 정말 잘 배우고 있는 걸까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결과만 외워서 시험을 보거나, 결과를 찾는 요령만 익혀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다수의 학생을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도구이긴 하지만 학생의 사고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무엇인가 배웠다는 것을 확인하는 두 번째 방법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인가 설명하기 시작하면, 설명을 듣는 사람은 반드시 질문을 해올 겁니다. 그 질문들에 막히지 않고 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잘 배운 것입니다. 거꾸로 읽은 것에 관해 말과 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죠. 아무리 많은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어도 정작 생각하는 과정을 확인하지 못하면, 공부 시간은 지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이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거나, 문제 풀이를 위한 시간이 되고 맙니다.


특정 과목을 공부하는 것은 그나마 교재가 있고, 확인 문제가 있고, 선생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독서는 다릅니다.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는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책으로 들어가는 문도, 나오는 문도 여러 개입니다.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나올지 하나하나 알려주기란 불가능합니다. 또, 설령 중요한 입구와 출구를 알려준다고 해도, 정작 책을 읽은 학생이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간혹, 독서 수업에서 확인 평가나 워크북을 주고 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없는 것보다 낫겠지만, 워크북은 다른 형태의 숙제일 뿐입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워크북의 답을 맞추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제대로된 독서가 되기 어렵습니다. 독서를 방해한다면 워크북 같은 것은 차라리 없어도 됩니다.


모든 읽기는 쓰기를 위한 것입니다. 독서를 했다고 하면서 쓸 수 없는 사람은 제대로 읽지 않은 것입니다. 도능독(徒能讀, 뜻은 모른 채 읽기만 잘함)만 하는 이들은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생각하면서 치열하게 읽었는지 알아보는 최고의 방법은 글쓰기 뿐입니다.


<쓰다>에서 학생들은 권장도서 목록 안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읽는 과정에서 독후감(서평) 작성을 위한 읽기 노트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그리고 1 : 1 글쓰기 피드백을 통해 자신이 쓴 글을 반복해서 고치면서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과제하듯 책을 읽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읽은 책을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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