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전달자


황지유


로이스 로리의 <기억전달자> 속 조나스의 마을 사람들은 동일성을 중심으로 산다. 어렸을 땐 나이에 따라 옷을 입고 머리를 한다. 조금 크면 마을 위원회가 직업을 부여하고 결혼 상대와 키울 아이를 정해준다. 그렇게 모두 동일성을 유지하며 살다가 노인이 되면 '임무 해제', 즉 안락사 당한다. 이 중 가장 큰 공통점은, 기억 보유자만 빼고 아무도 감정을 느끼지 못 한다. 오직 기억 보유자 만이 감정을 느끼고 인류의 역사를 안다.


조나스의 마을 사람들은 배우는 것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이는 마을 원로들에게 완전한 통제권을 부여한다. 지혜가 없으니 사람들은 모든 것을 지도자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쌓인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이 기억 보유자가 있는 근본적인 이유기도 하다. 지혜는 경험과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모두 같음을 버리고 스스로의 정체를 찾고 옳은 선택을 하고 '사물 저 너머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조나스의 마을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오래 전, 마을의 창립자들이 사람의 감정이 주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에게서 감정을 아예 없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인생은 항상 아름다운 무지개가 아니다. 슬픔, 고통, 이별을 경험해야 할 날들이 앞으로도 셀 수 없이 많을거다. 그러나 그럴 때 마다 도망 갈 순 없다. 앞에 뭐가 있을 지 몰라도, 이 악물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 그것 말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해리포터의 해그리드의 말처럼, 올 것은 올 거고, 그것이 올 때 우리는 그것을 만날 거다. 조금 씁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안 좋은 것 중에서도 그나마 나은게 있긴 있을거다. 그리고 결국엔, 안 좋은 것이 좋은 것을 진짜 좋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기억전달자>는 조나스를 통해 인생에선 좋은 것과 나쁜 것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조나스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고통과 슬픔이 함께 오더라도, 기억과 감정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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